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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사건 병합 결정 이후 분리 결정의 위법성 논란: 실무상 혼선과 해결 방안

1. 사건 병합 결정의 의미와 형사소송법상 취지

형사소송에서 ‘사건 병합’은
동일 피고인 또는 동일한 범죄 사실로 인한 여러 사건을 하나의 절차로 처리하기 위한 결정이다.
형사소송법 제11조, 제313조 등에 따라
같은 피고인 또는 사실관계가 밀접하게 연결된 사건은
소송 경제성판단의 일관성 확보를 위해 병합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결정이 내려졌다고 해서
항상 그대로 유지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절차적 사유, 입증의 복잡성, 피고인의 방어권 침해 우려
여러 요인으로 인해 다시 사건이 분리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문제는 이러한 분리 결정이 임의로 이뤄질 경우,
절차의 정당성을 위협하고, 피고인의 재판 받을 권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2. 분리 결정의 법적 근거와 실무상 쟁점

형사소송법 제318조는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병합된 사건을 분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분리 결정을 법원의 재량에 맡기고 있지만,
실무에서는 이 재량이 명확한 기준 없이 오남용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사례에서 분리 결정이 문제 된다:

  • 피고인이 변호인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건이 분리되어
    변론 전략에 혼선이 발생한 경우
  • 이미 병합심리로 증거가 제출된 상황에서
    사건이 분리되며 증거능력에 의문이 생기는 경우
  • 병합된 사건의 한 부분에서 무죄가 선고된 후
    나머지 분리된 사건에 대해 형평성 없는 판단이 내려지는 경우

즉, 단순히 법원 재량이라고 해서
분리 결정이 언제나 정당하다고 볼 수는 없으며,
절차적 공정성과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이라는 대원칙과
항상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점에서 위헌적 요소도 존재할 수 있다.


3. 사건 병합 후 분리 결정이 실무에 미치는 영향

사건을 병합한 후 다시 분리하면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발생한다:

증거관리의 비일관성
병합 전 제출된 증거가 분리된 사건에서
증거로서 인정되지 않거나,
새롭게 제출되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절차가 지연된다.

변론 전략의 혼선
피고인이나 변호인은 병합된 사건을 기준으로
방어 계획을 수립한다.
그런데 중간에 갑작스런 분리 결정이 내려지면
이미 준비한 진술 전략, 증거 배치 등이 모두 무력화된다.

재판 결과의 예측 불가능성 증가
같은 사실관계를 다루는 사건임에도
분리로 인해 각 재판부가 상반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사법 일관성 훼손과 직결된다.

 

사건 병합 결정 이후 분리 결정의 위법성 논란: 실무상 혼선과 해결 방안

4. 분리 결정에 대한 사전통지와 이의절차 도입 필요성

현재는 병합 또는 분리 결정이 내려져도
피고인이나 변호인에게 사전 통지나 의견 제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실무상, 다음과 같은 절차 보완이 필요하다:

  • 분리 결정 전 피고인의 의견 청취 의무화
    형사소송법에 규정을 추가하여,
    사건 분리 시 피고인에게 방어권 보장 차원의 사전 설명과 이의 제기 절차를 부여해야 한다.
  • 증거 연동 체계 구축
    병합된 사건에서 분리되더라도
    기존 증거가 일괄적으로 연동되도록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증거능력 혼선 최소화 가능
  • 분리 결정 사유의 기록의무화
    법원이 분리 결정을 할 경우
    결정문에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하여
    항고 또는 재항고의 근거자료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결론 – 병합과 분리는 사법절차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사건 병합과 분리는 단순한 기술적 절차가 아니다.
이는 피고인의 방어 전략, 증거 제출 흐름, 재판 진행 방식에
직접적이고 구조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병합 결정 이후 분리 결정이
별다른 사유 설명 없이 반복되는 경우,
그 자체로 피고인의 헌법상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할 수 있으며
사법 신뢰의 훼손으로 이어진다.

앞으로는 이러한 절차적 판단이
재량이 아닌, 투명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며
그 과정에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