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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동종 전과가 있는 경우 양형기준 적용 방식

1. 서론 – 같은 죄를 또 지었다면, 법은 어떻게 판단할까?

형사재판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 중 하나는 바로 ‘형량’, 즉 얼마나 무겁게 처벌할 것인가다.
법은 단순히 죄를 정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죄에 어떤 형벌을 부과할지에 대한 기준도 설정해야 한다.

우리나라 형사제도에서는 이를 위해
**‘양형기준’**이라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으며,
양형위원회는 범죄유형별로 상세한 기준표를 제공한다.

그런데 문제는 피고인이
같은 범죄를 이미 과거에 저질렀던 전력이 있는 경우다.
이른바 **‘동종 전과’**가 존재할 때,
재판부는 이를 어떻게 반영해야 할까?

  • 기본 형량에 몇 년을 더하는 건가?
  • 무조건 실형인가?
  • 초범과 동일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을까?

이번 글에서는

  • 양형기준의 구조
  • 동종 전과의 법적 의미
  • 실제 양형기준 적용 방식
  • 판례와 실무 예시
    까지 정리하여 전과자의 양형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2. 양형기준의 구조 – 범죄별 형량에 가중·감경 요인 추가

양형기준은 2009년부터 본격 시행되었으며,
각 범죄마다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한다:

기본영역
→ 평균적 사안에서 선고될 수 있는 형량 범위

특별양형인자
→ 죄질이 매우 나쁜 경우 or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추가 가중 또는 감경

공통양형인자
→ 전과, 피해자와의 관계, 자백 여부 등 전체 범죄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요소

즉, 재판부는
▶ 사건의 사실관계 확인
▶ 해당 범죄의 기본 양형 범위 설정
▶ 양형인자(가중·감경요소) 적용
▶ 최종 형량 도출
이라는 과정을 거쳐 판결을 내린다.

여기서 ‘동종 전과’는 공통 가중 요소 중 하나로,
형량을 높이게 되는 핵심 요소다.


3. 동종 전과란 무엇인가? – 단순 전과와의 차이

‘동종 전과’란
현재 기소된 범죄와 같은 종류의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 사기죄로 재판받고 있는 피고인이
    과거에도 사기죄로 처벌받았다면 → 동종 전과
  • 현재 절도인데, 과거에 음주운전이 있었다면 → 이종 전과

양형기준은 이 중에서도
동종 전과에 대해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 재범 위험성이 높고
📌 법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다시 범행을 저질렀으며
📌 일반 사회 통념상 ‘교화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원은
▶ 단순 전과보다
▶ 동종 전과에 대해 강력한 가중처벌을 명시한다.


4. 양형기준표에 따른 동종 전과 가중 방식

양형기준에서 동종 전과는
**‘공통 가중인자’**로 분류되며,
다음과 같은 기준을 따른다:

✅ 1) 3년 이내 동종 전과

가중 처벌 대상, 최대 기본영역 상한선 초과 가능

✅ 2) 누범 기간 내 동종 전과

→ 누범 가중 적용 + 특별양형인자로 중첩 가중 가능

✅ 3) 10년 이상 경과 전과

→ 원칙적으로 양형요소에서 제외되나
 다만, 습관적 범행이 입증되면 일부 고려 가능

📌 예시 – 사기죄 기준

  • 기본형량: 징역 1~3년
  • 동종 전과 있음: 가중 사유로 징역 3~5년 범위까지 확장
  • 누범 + 동종 전과: 실형 선고 가능성 급격히 증가

즉, 전과의 존재만으로도 형량이 가중되는데,
동종 전과일 경우 그 영향력은 배 이상 커진다.


5. 실무 및 판례에서 본 동종 전과 적용 사례

📌 대법원 2016도15223 판결
피고인이 사기죄로 재판 중이며,
과거 5년 내 동일 사기죄로 3회 이상 처벌받은 이력이 있었던 사건

→ 대법원은
 “동종 전과가 반복되고, 형량도 점차 증가하고 있었으며,
 형의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판시

📌 서울고법 2019노1857 판결
절도죄로 기소된 피고인이
과거 절도·절도·절도… 총 7건의 유죄 전과 보유

→ 항소심 법원은
 “재범 방지를 위한 사회적 경고의 차원에서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유지함이 타당하다”고 판단

📌 감경 사례
피고인이 사기죄로 기소되었지만,
과거 전과는 오래되었고, 피해 회복이 이루어졌으며,
재범 의지가 없음을 법정에서 적극 소명

→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선고됨

동종 전과가 있다고 해도,
 회복 노력이나 뉘우침이 있다면 감경의 여지가 열려 있음

 

동종 전과가 있는 경우 양형기준 적용 방식

6. 결론 – 전과는 기록이 아니라, 다시 쓰인 책임이다

형사재판에서 과거는 단순한 참고가 아니다.
그건 때론 미래를 결정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동종 전과
단순히 “전에도 이런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미가 아니라,
▶ 법의 경고를 무시했고
▶ 교화의 기회를 놓쳤으며
▶ 다시 사회에 위험을 초래했다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양형기준은 그 점을 명확히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피고인의 노력, 피해자의 입장, 범행의 사소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형사재판은 단순한 수학 공식이 아니다.
전과가 있다 해도,
그 사람의 삶 전체가 하나의 선고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전과는 기록이지만,
그 기록은 다시 써갈 수 있는 가능성도 품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