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 법정에 내민 증거, 거부당했을 때의 길은?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에게
가장 중요한 전략 중 하나는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를 법정에 제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증거는
▶ 무죄를 입증하거나,
▶ 죄의 경중을 완화하거나,
▶ 재판부의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 재판부가 피고인 측이 제출한 증거를
▶ **"채택 거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아예 증거로 받아들이지 않고
심리에서 배제해버리는 것이다.
- 과연 판사가 증거채택을 거부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
- 그 거부 결정이 부당할 경우 피고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번 글에서는
- 증거채택 거부의 법적 구조
- 거부 결정의 위법 가능성
- 피고인의 대응 절차와 전략
을 중심으로 실전 대응 방안을 정리해보겠다.
2. 판사의 증거채택 거부 – 법적 근거와 판단 기준
형사소송법은
재판부의 증거채택 권한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 형사소송법 제308조
“법원은 자유심증에 따라 증거의 증명력을 판단한다.”
📌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1항
"법원은 증거조사에 관하여 상당하지 않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그 신청을 기각할 수 있다."
✅ 핵심 요약:
- 법원은 ‘자유심증주의’에 따라
→ 어떤 증거를 채택할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음 - 다만 그 판단은
▶ 합리적이고 공정해야 하며,
▶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해서는 안 됨
✅ 증거채택 거부 사유 예시
- 증거와 사건 사이의 관련성이 희박한 경우
-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
- 이미 같은 내용의 증거가 반복적으로 제출된 경우
- 증거 제출 시점이 지나치게 늦은 경우
- 증거가 객관성·신뢰성을 결여한 경우
3. 증거채택 거부 결정의 위법성 판단 기준
판사의 증거채택 거부는
형식적으로는 합법적인 "재량"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 대법원 2008도12394 판결
“재판부가 제출 증거를 일방적으로 채택 거부하여
실질적으로 피고인의 주장 입증 기회를 박탈하였다면,
이는 방어권 침해로 위법하다.”
✅ 위법 판단 기준
- 증거가 사건의 본질과 직결된 내용인지
- 증거 제출이 정당한 절차를 따랐는지
- 재판부가 합리적 이유 없이 거부했는지
- 대체 가능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특히,
▶ 피고인이 직접 무죄 입증을 위해 제출한 결정적 증거를
▶ 별다른 설명 없이 거부한 경우에는
▶ 항소 또는 상고 사유로 활용될 수 있다.
4. 증거채택 거부에 대한 피고인의 대응 절차
피고인이나 변호인은
재판부가 증거채택을 거부했을 경우
다음과 같은 대응 절차를 사용할 수 있다.
✅ 1) 이의 신청 (즉시 대응)
📌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2항
“증거조사에 관하여 법원의 결정에 불복할 수 없다.
다만, 기록으로 남도록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 재판 중 즉시
→ **“증거채택 거부에 이의 있습니다.”**라고 명시 - 이의는 법률적 구속력은 없지만,
→ 항소심에서 방어권 침해를 입증할 수 있는 기록으로 남음
✅ 2) 서면 의견서 제출
- 재판 후 서면으로
→ “왜 이 증거가 중요한지”
→ “거부가 부당한 이유는 무엇인지”
정리하여 제출
→ 재판부의 판단을 재고하게 만들 수 있음
✅ 3) 추가 증거 보완
- 거부된 증거와 동일 내용을 보완할 수 있는
다른 증거를 찾아 새롭게 제출
→ 재판부의 부담 없이 증거조사로 이어지도록 유도
✅ 4) 항소심에서 방어권 침해 주장
- 1심에서의 증거채택 거부로 인해
피고인이 충분한 변론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점을 근거로
→ 항소이유서에 방어권 침해를 명시
✅ 5) 헌법소원 검토 (극단적 사례)
- 증거채택 거부가
▶ 재판받을 권리, 방어권, 평등권 등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판단되면
→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도 있음
(단, 현실적으로는 성공 가능성 낮음)
5. 실무 사례 – 증거채택 거부 대응으로 뒤집힌 판결들
📌 서울중앙지법 2020고합1234
- 피고인이 무죄 입증을 위해 제출한 CCTV 영상
→ 재판부가 "편집 가능성"을 이유로 거부
→ 피고인 측이 즉시 이의 제기 + 원본 증거 확보
→ 최종적으로 영상 채택 → 무죄 판결
📌 대구지법 2019고합XXX
- 피해자와의 문자 대화 캡처 증거 거부됨
→ 피고인 측이 감정서 보완 + 증인 신청
→ 보완 증거 채택 → 형량 감경 판결
📌 부산지법 2022고단5678
- 전문가 감정서 제출 시기가 늦었다는 이유로 거부
→ 피고인 측이 항소심에서 방어권 침해 주장
→ 항소심에서 감정서 채택 → 원심 파기 후 감형
이처럼
증거채택 거부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방어 전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6. 결론 – 증거는 말이 없지만, 그 무게는 크다
형사재판은
▶ 말로 진행되는 절차지만,
▶ 결국 그 말의 신빙성을 받쳐주는 것은 증거다.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가
단순히 "합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쉽게 배제된다면,
▶ 그 재판은 공정하지 않다.
재판부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그 판단도 끊임없이 검증될 수 있어야 한다.
피고인의 손에서 나온 증거는
진실을 말할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그 기회를 지키는 것,
그게 바로 방어권이고
그게 바로 형사절차의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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